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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이종현의 감성, 골프美학] 제주도에는 친환경 골프장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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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MHN스포츠
댓글 0건 조회 3,683회 작성일 25-01-11 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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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2월 말 제주자치도는 제주도 내에 친환경 골프장이 없다는 보도자료를 냈다.

지난해 5월 22일 제주자치도는 국내 최초로 친환경 우수 골프장을 선정 공모해 우수 골프장 2개소엔 인증패와 3년간 홍보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면서 제주도청으로 초청해 각 골프장들과 협약식을 맺었다. 그런데 연말에 제주도내 친환경 우수 골프장 선정은 '심사 기준 미달로 없다'고 발표했다.

순간 두 가지의 생각이 혼란스럽게 자리 잡았다. 하나는 제주자치도가 엄격한 기준을 통해 친환경골프장을 선정하겠다는 의지이고, 다른 하나는 제주자치도가 스스로 제주도엔 친환경 골프장이 없음을 자인한 셈이 돼 버렸다.

필자도 오영훈 제주도지사를 비롯해 24개 골프장이 참석한 가운데 '친환경골프장 성공사례 발표'를 위해 내려갔지만 설명 시간은 고작 20분에 불과했다. 이날 제주도는 '농약·화학비료·지하수 사용 최소화 등 환경보전', '일회용품 사용 억제 등 자원순환 효율성 증대', '지역사회 협력 및 상생 활동 전개', '친환경골프장 인증', '친환경 운영 홍보', '골프장 관리 실태 조사 및 데이터베이스(DB) 구축' 등을 추진하겠다며 언론과 방송사까지 참석시키며 강한 의지를 보였다.

그 결과로 7개월 끝에 내린 결론은 친환경 골프장이 없다는 것이었다. 제주도청의 발표는 사실 맞다. 그러나 친환경 골프장 그것도 제주도가 생각하는 완벽한 친환경골프장을 선정하려했던 기준에 문제가 있다. 위의 나열한 친환경 관련 이행과 지역개발 기여 등등의 항목을 모두 완벽하게 만족 시킬 골프장은 없다고 봐야한다. 아니 전국으로 확대해서 제주도가 기준으로 세운 친환경 골프장을 평가한다면 모두 적격 미달일 것이다. 그것도 친환경 골프장 평가를 받겠다고 한 곳이 5곳 정도로 알려졌다. 요란만 떨었지 결실은 없다. 목소리와 기세만 높인 허장성세(虛張聲勢) 꼴이다.

애초에 제주도가 표방한 친환경 우수 골프장 선정 의의는 청정한 제주도를 통해 많은 골퍼들이 제주도를 찾게 한다는 관광 진작의 취지가 담겨 있었다. 결론부터 말한다면 이번 우수 친환경 골프장이 없다는 의미는 스스로 제주도가 친환경적이지 못하다고 방증한 셈이다. 다시 말하면 제주도 골프장 오지 말고, 일본이나 동남아시아 등의 해외로 내모는 꼴이 되었다. 가뜩이나 제주도내 골프장들은 지난 2024년 전년도 대비 내장객 5%, 매출 15% 이상 감소해 위기를 맞고 있다. 불난 집에 기름을 쏟는 격이 된 것이다. 

엄격한 잣대의 제주도 친환경 골프장 선정은 애초부터 잘못됐다. 30여 곳 골프장 중에서 가장 친환경 골프장 평가 점수가 높은 2곳을 선정했어야 한다. 이를 통해 나머지 골프장들도 상향된 친환경 실천을 유도했어야 한다. 결과적으로 제주도내 우수한 친환경 골프장에서 마음 놓고 라운드 할 수 있는 도내 골퍼와 육지 골퍼의 유입으로 이어졌어야 한다. 제주도청 측도 이번 선정의 결과를 통해 보다 현실적이고 개선된 친환경골프장을 선정할 것이라고 했다. 

"2024년도 친환경골프장은 제주도내에 없습니다"라고 홍보한 셈이다. 별것 아닌 듯 보이지만 이 결과는 엄청난 '나비효과'로 작용할 수 있다. 빈대 한 마리 잡으려고 초가삼간 다 태운 격이다. 그렇다고 사리분별 없이 무조건적인 친환경골프장 선정을 하라는 것이 아니다. 제주도는 분명 육지에서 부러워하는 청정지역이고 아름다운 환경을 가지고 있다. 보다 나은 환경을 위해 '친환경골프장 선정'을 하려는 의도는 안다. 그러나 실행될 수 없는 잣대로 평가한다면 제주 홍보가 아닌 제주 부정이 될 것이다. 말 그대로 우수 친환경 골프장을 선정하는 것이지 완벽 친환경 골프장을 선정하는 것이 아니다.

제주도는 이미 도내 골프장들에게 신뢰를 잃었고 육지 골퍼에게 친환경이 아니라는 인식을 주었다. 그리고 올해는 어느 골프장이 공모하겠는가.  묻고 싶다. 멘홀에 빠진 백원을 줍기 위해 만원의 세탁비를 감수할 것인지.

글, 이종현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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