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이종현의 감성, 골프美학] 골프장 경기가 예전 같지 않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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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 경기가 예전 같지 않아서 큰일입니다."
며칠 전 만난 골프장 CEO는 올 한 해 어떻게 헤쳐 나갈지가 걱정이라고 했다. 2025년이 벌써 달포가 지났지만 잦은 눈비와 늦은 한파로 인해 1, 2월 매출이 지난해 대비 40% 이상 줄었다고 말한다. 그런데 이 말은 신기하게도 2024년 이맘때도 골프장 직원들로부터 똑같이 들었던 기억이 난다. 물론 1년이 지난 지금에서 지난해를 떠올리면 매출이 더 줄어들었을 것은 당연할 수 있다.
그렇다고 심각할 정도는 아니라는 생각이다. 그 이유는 코로나19가 골프장을 괴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골프장 년 매출이 홀 당 3~4억원 이었던 것이 코로나19 시기엔 홀 당 8억~10억 원으로 배 이상 늘어났다. 그린피와 캐디피 그리고 카트피와 식음료 등 모든 것이 올랐다. 물론 수요와 공급의 원칙에 따라 골프 이용금액이 오른 것에 대해 문제를 삼고 싶지 않다. 그렇다면 2025년 지금에 와서의 수요 공급 자본주의 시장 원리라면 매출이 20% 정도 빠져 나간 것은 당연한 것이 아닐까.
분명 코로나19가 만들어 놓은 '괴물'은 코로나19가 끝나면 다시 '또 다른 괴물’이 되어서 돌아 올 것이라 했다. 또 다른 괴물, 부메랑이 되어서 돌아온 결과는 매출이 줄어들고 MZ들이 골프를 끊고 있다는 점이다. 코로나 당시에는 부동산, 주식, 비트코인, 아파트 가격 상승 등으로 인해 MZ들의 스펙있는 소비가 화제가 됐다. 하지만 지금은 경기 전반의 불황과 지나치게 오른 골프장 이용료로 인해 다시 MZ골퍼들이 줄어들고 있다. 아니 연령층 전반에 걸쳐 골프 이용횟수를 줄이고 있다.

그럼에도 계속해서 골프장들은 지난해 대비 영업 이익 목표를 10% 이상으로 잡고 있다. 어쩌면 CEO들의 숙명이겠지만 변화시키지 못한다면 '언 발에 오줌 누기'식이 될 것이다. 특히 수도권 골프장에 묻고 싶다. 경기가 나빠져서 적자를 보는 골프장이 있는지를. 누누이 말하지만 자본주의 국가에서 거의 100% 이익을 내는 업종이 있는지를. 일반 식당의 경우 30%는 이익을, 30%는 현상유지, 그리고 30%는 적자를 보이며 좀 더 노력해 이익을 내려 한다.
이런 가운데 또 각종 이용료를 올리려는 골프장들의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언제까지 코로나19의 팬데믹 시기의 지표를 기준으로 올해 사업 목표를 잡을 것인가. 오히려 코로나19 이전의 연매출을 기준으로 다시 돌아가 목표액을 잡는 것이 맞을 것이다. 비슷한 예로 업계 분을 만났는데 지난해 미국 LPGA 투어에서의 3승 기록을 걱정스럽다며 평가 절하했다. 2015, 2017, 2019년에 기록한 15승을 기준으로 한국 선수들의 실력으로 평가하니 그런 것이다.
경제적 용어에 '점진적인 죽음(SlowDeath)'과 '근본적인 변화(DeepChange)'란 이론이 있다. 용기에 물을 채우고 개구리를 넣은 뒤 서서히 가열하면, 개구리는 그 용기 속에서 온도 상승을 잘 감지하지 못해 죽는다. 하지만 이미 가열된 물에 찬물에 있던 개구리를 넣으면, 개구리는 뜨거움을 바로 감지하고 뛰쳐나가서 목숨을 잃지 않는다.
이제 국내 골프장을 비롯한 골프업계도 딥체인지(DeepChange)하지 않으면 점진적으로 죽음(SlowDeath)에 이를 수 있다. 지금의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 솔직히 골프장은 아직 위기는 아니다. 지금 변화하지 않으면 변화할 수 없고 어쩌다 찾아온 괴물에 의지한 채 태평성대 '일장춘몽'만을 꿈꾸다가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낳을 것이다.

골프장을 괴물로 키워 왔던 그 시기에 골퍼들은 "어디 두고 보자"며 말과 행동이 시퍼렇게 서있었다. 그 예리한 칼날에 곧 골프장이 베일 수 있음을 인지해야 한다.
코로나19 기간에 "그린피를 올리지 않겠습니다"라며 매니패스토 운동에 동참했던 센테리움, 라비에벨, 한맥노블리아, 라싸 골프장 등은 5년이 지난 지금에 골퍼들에 큰 저항을 받지 않고 있다. 하지만 대폭 그린피를 올렸던 골프장들은 제주도와 지방 골프장들부터 매출이 빠지고 있다.
이제 골프장도 '과이불개(過而不改)'의 마음으로 잘못됐다면 바로 고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정치적 불안정, 부동산, 주식 하락, 고물가 등으로 지금 주머니 사정이 녹록치 않다. 올 상반기는 1997년 IMF와 2008년 리먼브러더스 금융 사태보다도 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이럴 때 일수록 '호질기의(護疾忌醫)', 문제가 더 커지기 전에 귀를 열고 골퍼와 전문가들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골프장 혼자 살 것이 아니라 골퍼와 함께 살아야 하지 않을까.
글, 이종현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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