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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이대론 KBO 인기도 추락...대학야구 위기 최후 막으려면 [박연준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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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MHN스포츠
댓글 0건 조회 3,333회 작성일 25-01-07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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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스포츠 박연준 기자) 이대로는 야구 인기도 계속해서 이어갈 수 없다. 

‘대학 야구 위기’는 거의 매년 ‘박연준의 시선’에서 고교야구와 함께 다룬 단골 주제다. 대학야구 위기를 두고 첫 칼럼을 작성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현재에도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바로 '대학 야구의 올바른 변화'를 향한 내 시선을 견지하는 것이다.

신인 드래프트에서 대학 선수를 지명하지 않는 프로 팀도, 대학교 진학 후 고교 시절만큼 야구를 열심히 하지 않는 선수들도 문제가 아니다. 진짜 대학 야구를 위기로 만든 이들은 따로 있다. 바로 탁상 행정을 일삼은 우리 어른들이다. 

문제점을 알고도 책임 회피에 급급한 어른들의 행태가 지금의 대학 야구 위기, 더 나아가 한국 야구의 뿌리를 흔든 것이다. 이 위기는 단순히 숫자로 보이는 성적 저하나 선수 개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제도적 허점과 열악한 환경이 얽힌 구조적인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피상적으로 접근한다면, 대학 야구의 몰락은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다.

제공ㅣKBO
제공ㅣKBO

숫자로 본 위기: 대학 야구의 처참한 현실

2024년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대학 야구 선수들은 전체 110명 중 단 16명이 지명되었다. 이는 지명률 4.7%로, 지난해 26.3%에서 급락한 수치다. 그중 4년제 대학 출신은 고작 6명에 불과하다. 이 숫자는 대학 야구의 경쟁력이 얼마나 추락했는지를 명백히 보여준다.

그러나 이 숫자가 단지 선수들의 기량 부족 때문이라고 단정 짓는 것은 옳지 않다. 대학 야구는 이미 오래전부터 환경적, 구조적 문제로 인해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었다. 학업과 운동을 병행하라는 규정은 강화됐지만,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기본적인 지원은 여전히 부족하다. 대학 캠퍼스와 야구장이 멀리 떨어져 있거나, 조명 시설이 없는 구장이 많은 현실은 선수들에게 극한의 어려움을 안긴다. 이동 시간과 열악한 시설은 훈련의 질을 떨어뜨리고, 이는 곧 경기력 하락으로 이어진다.

이 같은 환경에서 C학점 미만의 선수 출전 금지 규정을 도입한 것은 선수들에게 더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운동 시간을 보장받지 못한 채 학업 성과를 요구받는 것은 구조적 모순을 드러낸다. 결국 선수들이 경기장과 강의실을 오가며 겪는 과중한 부담은 대학 야구의 몰락을 가속화하고 있다.

MHN스포츠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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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시 제도가 만든 악순환

대학 입시에서 선수 선발의 주요 기준으로 타율과 평균자책점 같은 일부 지표가 활용되고 있다. 이는 표면적으로 공정함을 위한 장치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선수들의 개인 특성과 잠재력을 제한하는 원인이 되고 있다. 타자들은 장타를 노리기보다 짧은 안타를 기록하기 위해 ‘똑딱이 타법’에 의존하게 되고, 투수들은 장기적인 성장보다는 입시용 성적을 유지하기 위해 신중한 경기 운영을 강요받는다.

이러한 제도는 한국 야구의 다양성과 창의성을 희생시키고 있다. 공격적인 스타일을 지닌 선수들이나 거포형 타자들은 대학 진학을 위해 자신의 장점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이는 대학 야구뿐만 아니라, 나아가 한국 야구 전체의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필요한 것은 환경 개선이다

대학 야구의 몰락을 막기 위해 필요한 것은 새로운 규정이 아니다. 학생 선수들이 학업과 운동을 균형 있게 병행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우선이다. 학교와 야구장의 거리 문제를 해결하고, 조명 시설을 갖춘 훈련 환경을 마련하며, 효율적인 시간 관리를 지원하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또한 대학 입시 제도 역시 개선되어야 한다. 단순히 타율과 평균자책점으로 선수의 능력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장타율, 출루율, 득점권 타율 등 다양한 지표를 도입해 선수 개개인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이를 통해 대학 야구는 보다 창의적이고 다채로운 경기력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 야구는 대학 야구의 위기를 단순한 지적과 비난으로 해결할 수 없다. 근본적인 문제를 직시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실질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환경 개선과 제도적 보완이 이루어진다면, 대학 야구는 다시금 한국 야구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사진=MHN스포츠 DB, KB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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