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아포짓인가, 잠복형 미들인가?' 이다현 양효진 장위...그리고 투트쿠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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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스포츠 권수연 기자) 뭔가 독특하다. 1위부터 15위까지 전원 미들블로커인데 단 한 명의 포지션이 다르다.
12일 기준 현재 여자부 V-리그 득점 1순위는 여전히 IBK기업은행의 빅토리아가 누적 353점으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 2위에 현대건설 모마(288점)가 이름을 올렸고 3위에 부키리치(279점), 4위 메가(274점, 이상 정관장)가 나란히 올라있다.
현재 13연승 무패 가도를 달리며 승점 37점을 쌓은 흥국생명이지만 의외로 아포짓이 득점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지는 않았다. 용병 투트쿠가 현재 13경기 47세트에 나서 243득점을 기록했는데 이는 7위다. 아포짓 중에서도 하위권이다. 8위 실바(235점, GS칼텍스)가 부상을 입어 한동안 결장했던 것까지 계산해보면 꼴찌나 다를 바 없다.

그럼에도 흥국생명은 무서울 정도로 잘 나간다. 해결사인 김연경이 나머지 득점을 쪼개 나누며 쌍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투트쿠의 득점은 빅토리아보다 100점이나 더 적다. 흥국생명이 선두라는 점은, 달리 말하면 공격의 짐을 나눠 해결할 준수한 자원이 더 있다는 의미다. 김연경은 현재 13경기 258득점으로 득점 6위, 국내 선수 중에선 전체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여기에 대각 정윤주(17위, 133점)의 손맛이 최근 쏠쏠하다.
흥국생명의 독주는 비단 공격화력에서만 비롯된 것은 아니다. 24-25시즌 들어 팀은 김연경, 김수지, 정윤주, 김다은, 도수빈, 김다솔, 박혜진, 박수연 정도를 제외하고 대부분을 갈아 엎다시피 했다. 웜업존에 대기하던 선수들을 방출하고 이슈가 많았던 세터를 이고은으로 바꿨다. 베테랑 김해란이 더 이상 경기를 뛸 수 없는 상태가 되어 은퇴하자 김채연을 내주고 신연경을 데려왔다.

미들블로커의 쓰임새도 절실했다. 유효블로킹과 이동공격, 속공 등의 다양한 공격옵션을 활용할 줄 아는 세터가 필요했다. 이고은은 시즌 전 MHN스포츠와 인터뷰에서 "감독님이 중앙 사용을 중요하게 여기신다"고 답한 바 있고 이를 코트에서 최대한 반영하려고 노력했다. 이처럼 여러가지 지표가 보강되며 분위기가 절정에 달한 흥국생명이다.
눈에 띄는 점이 하나 더 있다. 팀 블로킹 수치다. 현재 흥국생명은 여자부 팀 블로킹 1순위에 올라있는데 세트당 평균 2.71을 기록했다.
흥미로운 점은 이 블로킹 수치를 올리는데 미들블로커진이 아닌 아포짓스파이커가 이름을 보란듯이 보탰다는 점이다.


장신(191cm)의 투트쿠는 12일 기준 세트당 평균 0.83으로 여자부 블로킹 전체 2위에 이름을 올렸다. 1위는 0.88을 기록한 이다현(현대건설)이고 3위는 오세연(평균 0.80, GS칼텍스)이다. 그 아래로 4위 양효진(0.80, 현대건설), 5위 장위(0.77, 페퍼저축은행), 6위 피치(0.69, 흥국생명) 등 전원 미들블로커 포지션이다.
실제로 김연경은 경기 후 인터뷰를 통해 "투트쿠와 피치가 블로킹에 가담하며 팀에 긍정적인 효과를 보여주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미들인 피치는 움직임과 화력이 경쾌해 공격옵션을 하나 더 보태주고, 투트쿠는 김연경과 함께 사이드 블로킹으로 쏠쏠하게 나서고 있는 판이다. 상대 입장에서는 지난 시즌까지 김연경만 따라다니면 됐던 시선이 여러 공격 옵션으로 분산되니 네트 너머 적을 막기가 어렵다.

튀르키예, 독일 리그 등에서 활약했던 투트쿠는 트라이아웃 전체 6순위로 흥국생명에 영입됐다. 다만 컵대회때는 그리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지는 못했다. 이 때문에 시즌 진입 전 우려가 불거졌다. 여기에 아시아쿼터 선수 황루이레이를 시즌 개막 전 아닐리스 피치로 급하게 바꾸며 호흡에 대한 우려가 보태지기도 했다. 물론 결과적으로는 모두 기우가 됐다.
흥국생명은 이제 본격적으로 시험대에 오른다. 경기 텀이 2~3일 간격으로 짧아지는 기간이 다가왔다. 지난 10일 페퍼저축은행전을 셧아웃 승으로 이겼고, 오는 13일에는 리그 3위 IBK기업은행을 만난다.
사진= 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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