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경륜도 ‘장비 싸움’ … 차체·타이어 바꾸자 성적도 쑥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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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HN스포츠 엄민용 선임기자) ‘스포츠는 장비 싸움이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스포츠에서 장비는 중요한 요소다. 물론 ‘서툰 목수가 연장 탓한다’라거나 ‘장인은 도구를 가리지 않는다’는 말도 있다. 하지만 스포츠에서 다소 부족한 실력이나 단점을 좋은 장비로 보완할 수 있음은 명확한 사실이다. 스포츠에서 과학 경쟁이 벌어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특히 촌각을 다투는 경기에서 자신에게 잘 맞는 장비를 만나 오랫동안 정체됐던 기량을 한 단계 끌어올린 선수들이 많다.
1/2000초라는 찰나의 차이를 다투는 순위 경기인 경륜에서도 최근 자전거 차체(프레임)와 타이어를 바꾸고 기량이 향상된 선수들이 있다. 2022년까지 극히 일부 선수를 제외하고 한 곳의 업체에서 제작된 자전거 차체를 사용했는데, 2023년부터 새로 생겨난 2곳의 자전거 차체를 사용하는 선수들도 있다. 각자 선수들의 체형이나 각질(지구력형, 순발형, 복합형으로 구분), 선호하는 전법에 따라 자전거 차체를 선택하게 된 것이다.
경륜 선수들은 자전거 부품 중에서 특히 차체에 대해 대단히 예민한 편인데, 순발력을 요하는 추입 또는 젖히기를 잘하는 선수들이나 힘보다는 회전력을 중시하는 선수들이 가벼운 차체로 바꾸는 추세다. 인지도 있는 선수 중에서는 임채빈(25기, SS, 수성) 전원규(23기, SS, 동서울) 양승원(22기, SS, 청주) 신은섭(18기, S1, 동서울) 등이 기존보다 가벼운 차체로 바꾸었다. 이중 전원규는 “슈퍼특선이 되는 데 자전거 차체 변경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이와는 반대로 조금 무겁고 단단한 소재로 만들어진 자전거 차체를 선호하는 선수들도 있다. 가벼운 차체와는 달리 조금 무겁고 단단한 소재의 차체는 순간적으로 속도를 올리기는 어렵지만, 한번 올라간 속도를 유지하는 데 장점이 있다. 이런 차체를 이용하는 선수는 정종진(20기, SS, 김포)을 비롯해 박용범(18기, S1, 김해B), 또 최근 절정의 기량을 보이는 김우겸(27기, S1, 김포) 등이다.
한편 지난해 말부터는 라텍스 소재의 타이어를 사용하는 선수들도 늘어났다. 전문가들은 자전거 차체의 경우 어느 제품이 우수하다고 평가하기보다는 선수 개인의 특성에 맞는 차체를 찾았을 때 그 효과가 나타났고, 타이어도 각질 또는 전법에 따라 더 큰 효과를 보는 유형의 선수들이 있다고 분석했다. 대개는 선행 전법(마지막 바퀴 1코너를 넘어서기 전부터 선두에서 경주를 주도하는 전법) 또는 젖히기 전법(마지막 바퀴 1~3코너 구간에서 앞 선수 또는 선두 선수들을 넘어서는 전법)을 주로 쓰는 선수들에게 훨씬 더 효과가 있었다고 한다.
이렇듯 선수의 특성에 꼭 맞는 자전거 차체를 찾고, 또 선수의 각질과 맥을 같이하는 타이어까지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면 그야말로 금상첨화인데, 그 대표적인 예가 정종진이다. 불혹을 앞둔 정종진이 지난해 한창 전성기를 달리던 때보다 더욱 긴 거리 전법을 구사하면서도 더 나은 기록을 보인 것도 이런 영향이 있어서라는 분석이다. 또 경륜 선수가 된 이후로 현재 가장 절정의 기세를 과시하고 있는 김우겸 역시 바뀐 차체와 타이어가 잘 맞는 대표적인 사례다.
최근 이런 내용을 파악해 적중률을 높일 수 있었다는 ‘최강경륜’의 박창현 발행인은 “경륜 선수의 장비가 다양화되면서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은 물론이고 전체적인 경주의 질 자체가 높아졌다”며 “앞으로 경륜 선수를 위한 다양한 장비가 추가돼 더욱 박진감 넘치고 짜릿한 경주가 펼쳐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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