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만에 밝혀진 폼페이 화석의 진실… 껴안고 죽은 그들, 가족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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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고대 도시 폼페이 유적지에서 발견된 희생자들의 진실이 드러났다. 그동안 후대가 복원한 화석을 통해 가족 등으로 여겨졌던 이들의 성별과 유전적 관계 등이 약 2000년 만에 밝혀진 것이다.
7일(현지시각) 가디언 등 여러 외신에 따르면 미국·이탈리아·독일 등 과학자들로 구성된 연구팀은 이날 과학 저널 ‘커런트 바이올로지’(Current Bioloby)에 게재한 논문에서 “지금껏 희생자 시신에 붙여진 해석 일부가 실제와 동떨어져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주장했다.
폼페이는 고대 로마제국에서 가장 번성했던 도시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서기 79년 베수비오 화산이 폭발하며 한순간 폐허가 됐다. 후대 복원가들은 역사 속으로 사라진 도시를 재현하기 위해 희생자 시체가 있던 빈 공간에 석고를 부어 당시 재난 상황을 모형으로 만들었다. 바로 이 모형에 붙여졌던 해석들이 사실과 다르다는 게 이번 연구 내용이다.
특히 눈에 띄는 건 일명 ‘금팔찌의 집’(The House of the Gold Bracelet)이라고 명명된 공간의 희생자들이다. 1974년 발견된 이 시신 4구는 폼페이 참상의 마지막을 생생히 전하고 있는데, 어른 두 명과 아이 두 명으로 추정된다. 앉은 채 팔을 올린 한 사람 곁에 다른 사람이 누워 있고, 누운 사람의 팔과 무릎 쪽에 두 아이가 서거나 누워있는 모습이다.
그동안 복원가들은 이들을 일가족으로 여겨왔다. 그중 누워 있던 사람을 어머니로 예상했는데, 팔에 금팔찌가 채워져 있었기 때문이다. 삶의 마지막 순간 두 아이를 지키려 끌어안던 어머니와 그런 처자식을 바라보며 절규하는 아버지라고 생각한 것이다.
하지만 연구팀이 석고 모형 속 뼛조각에서 추출한 DNA를 분석한 결과 4명은 혈연관계가 아닌 남남으로 드러났으며 모두 남성이었다. 연구팀은 “이들이 누구였고 어떤 관계였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면서도 “긴 시간 사람들 사이에 회자된 정설 같은 이야기가 명백히 틀렸음을 보여준다”고 했다.
서로 포옹하며 최후를 맞은 모습으로 유명한 두 사람의 DNA 분석 결과도 공개됐다. 원래 이들 역시 어머니와 딸 혹은 자매일 것이란 추측이 많았다. 그러나 한 명은 남성으로 확인됐다. 다른 한 명의 성별은 파악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번 발견은 장신구를 여성성과 연결하거나 신체적 친밀감을 생물학적 관계의 지표로 해석한 오랜 방식에 맞서는 것”이라며 과거 폼페이 복원가들이 서사를 부여하기 위해 모형의 자세와 위치를 조작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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